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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동로판 웹툰 리뷰] 블랙윈터

by 김자오 202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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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동양 로맨스 판타지, 순정

글/만화 정이나

여주 키워드: 미인, 발랄, 명랑, 긍정적, 환생, 전생, 상처

남주 키워드: 미인, 차분, 체념, 기억상실, 다정, 후회, 상처

작품 키워드: 동양풍, 피폐, 전생, 환생, 재회, 비극, 퓨전, 동양풍, 불로불사, 업보, 키잡

 

<간략한 작품 소개>

부모를 잃고 친척 댁에서 구박받으며 살던 설해사는 어느 날 오래된 폐가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남자, 유안. 그는 어딘가 수상한 남자였다.

그래도 해사가 그의 집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해 주었고, 둘은 동거 아닌 동거를 하게 된다.

 

어느 날 해사의 친구가 사라진다.

그 일을 계기로 친구들은 모두 충격에 빠진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사고로 해사는 죽을 뻔하고, 그 대신 친구 하나가 죽고 만다.

하나 남은 친구마저도 마을을 떠나고, 해사에게 남은 이는 오직 유안뿐이다.

 

사라진 친구, 기억을 잃은 남자 유안,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들.

해사를 중심으로, 그러나 해사만 모르는 전생의 비밀이 드러난다.

이벤트 웹소설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그림

웹툰에서 자주 보기 힘든 채색이라 더욱 눈에 띈다. 얼굴형은 동그란 편인데 그게 동양 인물에 무척 잘 어울린다. 한복은 물론이고 서양식 복장도 무척이나 잘 그린다. 미니화 인물도 귀엽게, 볼은 통통하고 비율은 잘 짜부시켰다. 아이와 늙은이의 표현에 자유롭고 옷의 디자인이 제법 감각적이다. 한복은 디자인이 한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색이나 무늬 등에 무척이나 자유롭다. 배경은 의미심장한 분위기도, 밝은 분위기도 잘 살리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표범 그림으로 보아, 동물의 모습이나 움직임도 자연스럽다. 2화에서 무하가 끈을 매듭 짓는 장면이 있는데 손과 끈이 뜨지 않고 제법 자연스러운 게, 손의 움직임도 퍽 잘 그린다.

 

한 편,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인물의 소개나 배경 소개가 들어간다. 일러스트처럼 들어간 그림이 정말 배경화면으로 쓰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인물이 제법 개성적이다. 다만 해사와 화예는 살짝 닮았다. 그러나 같은 나이 대의 차송이는 얼굴이 달라서, 해사와 화예가 닮은 얼굴인 건 의도한 듯싶다. 눈매가 살짝 다르긴 하나 소년인 무호와 무하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여, 같은 나이 대로 그려도 구분하기 쉬울 듯하다.

 

다만 2화에서 나오는 해사의 얼굴이 종종 바뀌는 듯 보인다. 옆모습, 정면의 모습, 웃을 때, 두려워할 때, 맞고 괴로워할 때 등 조금씩 다 다른 느낌이다.

 

가끔 대충 그린 그림이 있다. 한 12화 정도 됐다면 시간이 없었을 거라고 이해했을 텐데 2화 만에 나온 그림이라 좀 당황스럽긴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웹툰에서는 손에 힘을 빼고 그려서 제때 올리고, 더 성실히 연재하는 편이 낫다는 걸 알고 있는 듯도 보여서 좋다. 한 컷, 한 컷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좋지만 그 시간을 좀 더 절약해서 비축분을 조금 더 만드는 게 독자로서는 더 좋기 때문에. 왜 그러냐. 이 작품은 한 편, 한 편의 분량이 많고 제법 손이 갈 법한 그림이 많이 보여서. 힘을 빼도 될 때 힘 빼고 그리는 것도 좋게 보일 정도로.

 

내용

이건 피폐물이 분명하다. 분명 처음에는 친척들의 학대 속에서도 할머니와 이모, 친구들의 사랑을 받으며 밝게 사는 명랑한 소녀라 분명 잘되려니 했는데. 해사의 삶에 행복의 순간은 너무 한순간인 듯하다.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키우는 순간만이 행복의 전부였고, 이후로는 내내 학대와 불행뿐인 듯 보였다. 그럼에도 꿋꿋이 웃음을 잃지 않고 당당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으나. 해사뿐 아니라 유안, 친구들 모두 업보로 인해 불행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보기에 괴로울 정도는 아니어서 자꾸만 다음 편을 찾게 된다. 다만 읽을 힘이 필요하긴 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화예인데, 해사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해사를 원망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러지 않으려고 애쓰는 면이 가장 좋다. 오래도록 갇혀서 괴로워했으면서도 올곧은 생각을 하고, 필요하다면 도망칠 기회도 마다하고 다시 위험으로 뛰어드는 대담함이 좋다.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데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하는 모습은 자칫 답답할 수 있지만 다른 이들의 목숨까지 걸 만한 일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화예,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대범하고 이름도 좋은, 멋있는 인물이라 특히 눈이 간다.

 

해사의 경우 명랑하고 예쁜 데다가 상냥한 아이라서 좋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터라, 한편으로는 빨리 진실을 알았으면 싶고, 다른 한편으론 영영 진실을 모르는 채로 그저 화예만 되찾고 행복해졌으면 싶다.

그런데 아직은 유안을 좋아하는 마음이 두드러지지 않고 그 과정이 선명하지 않다 보니 언제쯤 얘가 유안을 사랑하게 될까 싶어진다. 지금까지로 봐서는 접할 수 있는 남자 중 가장 잘생기고, 가장 친하고, 호감을 어느 정도 느껴서 사랑을 할 만한 상대겠구나 싶지만 당장은 그런 감정을 갖게 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조금 어렵다. 창작물의 경우 사랑은 극적이거나 격정적이고, 혹은 천천히 스며들듯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을 많이 봐 와서 이런 조심스러운 전개는 익숙지 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는 소꿉놀이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림이 훌륭하고 스토리 라인이 명확하며 각 인물의 서사가 깔끔히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아직 주인공인 해사가 아직까지 뭔가 보여 준 게 없어서 좀 아쉽다. 나중이 되면 해사가 많은 것을 보여 줄 듯한데 아직은 진실을 모르니 휘둘리기만 해서 주인공으로서 느낄 매력은 그림밖에 모르겠다. 그것 말고는 업로드 알림을 해 놓고 잘 챙겨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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