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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로판 소설 리뷰] 악역의 메리트

by 김자오 2020.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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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판타지

글 찬연

일러스트 하라라

로고 및 표지 디자인 매진

여주 키워드:  빙의, 상처, 힐링, 성장, 고아, 입양, 가족, 허술, 유능, 다재다능

남주 키워드:  상처, 힐링, 성장, 황자, 악역, 짝사랑, 연금술사, 먼치킨, 요망, 능청

 

<간략한 작품 소개>

소설에 빙의하여 악역 가문에 입양되어 고난을 이겨 내는 여주인공에 빙의했다.

전생에도 고아였는데 현생에도 고아라니.

소설 내용대로 악역 가문에 입양되어 죽은 듯이 지내다가 버려져서 사업할 궁리를 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이상하다.

이용하기 위해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레디아를 입양해 온 아버지는 프레디아만 보면 얼굴이 빨개지고,

딸의 자리를 넘기게 될까 봐 프레디아를 보기도 전부터 미워하던 어머니는 매일 프레디아를 불러 대며,

프레디아에게 관심도 없다던 언니는 위스 가문의 재력을 우습게 보지 말라며 선물 공세.

누군지도 모르고 만난 악연은 이 세계 최강의 악역 황자.

그런데 그마저도 프레디아의 온갖 무례에도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받아 준다.

프레디아는 원작의 고난을 잘 비껴 내고 무사히 버려져서 자수성가할 수 있을 것인가?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실장님께 영업당한 소설. 딱 내 취향의 주인공. 아픔이 있지만 본인은 아픈 줄 모르고 익숙해진 채로 웃어넘기는 주인공이라니. 심지어 의식적으로 밝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실제로 밝은 성격이다. 난 이런 강한 캐릭터가 좋아! 그래서 그만! 아직 내 서재에 구매해 놓고 못 읽고 있는 소설이 수두룩한데도 손을 대 버렸고……. 읽기 시작한 지 이틀 만인 지금, 101화째다. 참고로 어제는 자기 전에 읽기 시작했고, 오늘은 업무 외 시간에만 읽었다. 진짜 열심히 읽었다. 이거 내 취향.

 

주인공 프레디아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고, 자신이 들은 말을 비틀어서 상대를 불리한 상황에 놓는 데 천재적이다. 진짜 너무 웃겨! 이런 유쾌함은 팝콘을 만들어 파는 옆동네 로판에서 본 뒤로 오랜만이다. 밝고, 유쾌한데 머릿속이 마냥 꽃밭도 아니야. 계산할 건 할 줄 알고, 마음 쓸 땐 쓸 줄 안다.

 

상처받아 본 사람이라 그런지 프레디아는 대단히 방어적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할 리 없어."라는 생각이 대단히 확고하다. 예전의 나라면 '이 정도로 호의를 내비치는데 어떻게 몰라?'라고 생각했겠지만. 몇 가지 경험을 하고 난 지금은 프레디아의 방어적인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호감도 받아 본 사람이나 받는 거지. 프레디아는 이런 종류의 호감을 받은 경험이 없으니 그것이 진심인지 연기인지 알 수 없다. 또한 상대가 나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마음이 꺾이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기대조차 하지 않는 편이 나중에 상처가 덜하다. 어느 쪽이든 실제로 상대가 내 생각보다 나를 덜 좋아하거나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면 큰 상처를 입겠지만, 처음부터 기대를 꺾고, 꺾고, 꺾어 왔다면 "거 봐, 내 생각이 맞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프레디아는 방어기재가 대단히 높은 사람이라 그만한 호의를 받으면서도 끝없이 부정하고, 이용하기 위해 나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연기하는 거다, 그리 생각해 온 것이다.

그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공감이 됐다.

 

간간이 소설을 읽다가 소리 내서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내용상으로는 가벼운 내용이 아닌데도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게 완결이 난 다음이라 이미 다른 독자들이 온갖 주접을 떨었던 터라 나는 댓글은 보기만 했는데, 만약 아직 연재 중인 소설이었다면 열심히 주접을 떨었을 것이다.

"작가님, 87화는 왜 이렇게 쓰셨어요! 한 세 편으로 나눠서 쓰셨어야죠!"

……진짜로. 87화 내용 외전 더 안 쓰시나? 여행 부분이 왜 다 생략됐지? 난 프레디아와 이사벨라의 데이트가 보고 싶단 말이야! 그리고 캐서린과 프레디아의 덕질 라이프나, 캐서린과 이사벨라로부터 프레디아의 시간을 빼앗으려는 아이반의 모습이라든가 많은 게 보고 싶단 말이다! 한편으로는 아이반이 프레디아에게서 캐서린을 빼앗고 싶어 한다거나! 보고 싶은 게 많은데 왜 내용이 없어? 왜? 작가님? 여보세요, 작가님, 제 말 들리시죠? 외전을 주세요!

 

지금 내가 남은 것도 마저 읽어야 해서 자세한 주접을 못 떨고 있는데. 앨피어스 이놈, 왜 이리 귀엽지! 말 그대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 만능 도구 취급을 받으면서도 서운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 해 주고 싶어서 안달이라니. 하, 역시 프레디아의 매력은 누구나 녹이고 말지!

프레디아는 성덕이다. 성공한 덕후. 이 소설에 빙의하기 전에 가장 최애가 앨피어스라더니 그를 본의 아니게 사로잡았어! 그런데 프레디아는 몰라. 이게 뭐야, 귀여워! 이런 거 원래는 답답해서 왜 눈치 못 채는데! 하고 화를 내는데 여기서는 이것마저도 웃기고 귀엽다. 앨피어스, 네가 너무 흔쾌히 이용당해 줘서 그런 거잖아.

둘이 툭탁거리는 게 얼마나 귀엽던지, 영리한 척하는 개(프레디아)와 영리한데 맨날 이용당하는 고양이(앨피어스)의 장난질을 보는 것 같다. 프레디아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부산스럽고 빠른지, 정말 한두 살 먹은 개 같다. 아니 개 같은데, 그 개가 아니라. 아무튼.

 

사건 전개는 빠르고, 답답한 구간이 없으며, 그렇다고 기억에서 순식간에 휘발되지도 않는다. 덕분에 몇 십 화 전의 내용도 금세 기억난다. 하루 이틀 만에 읽었어도, 내용이 날아가는 소설의 경우 몇 화 전의 내용도 기억 안 날 때도 있고 심지어 인물들 이름도 자주 헷갈리는데, 이건 그런 게 없다.

인물들 하나하나가 빛나고, 유쾌하고, 따듯하다. 사건은 빠르면서도 웃기고, 일상 속 사건조차 반짝인다. 난 아직도 케이크와 바람 불 때의 무지개와 방울방울들을 못 잊겠어! 이거 진짜 너무 웃겨!

 

나중에 기다리면 무료로 전환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건 그거고, 소장이 되는 게 너무 좋다. 나중에 단행본 나오면 또 사야지! 연재본은 연재본이고 단행본은 단행본대로 사야 작가님한테 돈이 간다. 난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 돈 쓰는 게 너무 좋아! 그래야 작가님이 계속계속 작품 활동을 하시지. 그리고 돈이 가는 만큼 팬의 마음이 전달되는 법. 그래도 기무 되면 좋겠다. 노출이 잘 돼야 작가님도 잘될 텐데.

 

평점:

*마냥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 그렇다고 금방 기억에서 휘발되는 류는 아니다. 요즘 가족 힐링물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대개는 후회물이고, 혹은 주인공을 많이 불쌍히 여기는 것으로 호의가 시작되던데 이건 그게 아니어서 좋다. 처음부터 왜 호의를 갖게 되는지 명확하기도 하고, 그 과정이 유쾌하고 재미있다. 아무튼 다음 편을 읽으러 가야 해서 대충 쓰고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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