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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로판 소설/웹툰 리뷰] 그녀와 야수

by 김자오 2020.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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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판타지

만화 홍슬

원작 마지노선

여주 키워드: 환생, 무심, 다정, 먼치킨, 능력, 뇌섹, 사이다, 상처, 검사, 조련

남주 키워드: 미인, 순진, 순정, 성실, 대형견, 늑대, 반인반수

 

<간략한 작품 소개>

주인공은 백작 가문의 차녀인 아스티나로, 전생에 대륙을 통일한 황제였던 기억을 갖고 있다. 때문에 그 말투나 사고방식이 매우 남달라서 자매인 칸나를 제외하고는 부모조차도 어색하게 여기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전생의 기억으로 현생에서도 검을 쥐게 된 아스티나는 과하게 강했다.

칸나와 함께, 그 강한 힘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기사 힉센, 학우인 벤자민이 아스티나를 온전히 인정했다.

어느 날 가문의 재정에 큰 위기가 닥친다. 결국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그 앞에, 딸을 아탈렌타 대공의 아내로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그 대가로 백작 가문의 빚을 청산할 수 있게 되지만 그들은 큰 시름에 잠긴다.

아탈렌타 대공은 본래 아름다운 청년이었으나 어느 날 괴물이 되어 사람들을 죽인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럼에도 칸나는 레이디의 명예를 위해 사지로 들어가려 한다. 그러자 아스티나는 자신을 만류하는 칸나를 밀치고 자신이 대신 아탈렌타 대공의 아내로 나선다.

직접 마주한 아탈렌타 대공은 거대한 늑대의 모습.

 

 

웹툰 <그녀와 야수>.

 

올 컬러에 기본 80컷가량의 분량, 주기적인 연재 웹툰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간간이 힘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림을 브러쉬나 배경 등으로 얼버무리지 않고 제대로 필요한 인물을 그린다.

 

색감은 쨍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으나, 옷이나 장식의 색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관절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역동적인 자세도 매끄럽고 활동적이다.

액션 장면도 역동적이고 매끄러우며, 간간이 귀엽거나 코믹한 장면이 들어가는 게 오히려 활기를 준다.

대사가 없어도 표정으로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하고 명확하게 표정을 드러낸다.

기본적인 콘티가 흥미롭다.

구도, 컷의 구성, 강조해야 할 장면의 적절한 배치, 과하지 않아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효과음, 심플한 설명.

회상 장면도 어지럽거나 헷갈림 없이 읽을 수 있다.

소설을 그림으로 옮길 때에 콘티가 갖는 힘은 대단한데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을 강렬하게 느낄 만큼 적절하다.

어린아이와 어른 중 하나만 잘 그리는 경우도 많은데, 홍슬 작가는 둘 모두 잘 그린다. 비율이 적절하다.

노인과 아이, 짐승의 그림이 모두 어색하지 않다.

어린아이가 무심한 얼굴을 해도 그 안에 깃든 권태나 여유로움 등이 충분히 잘 드러나고, 늑대가 어떤 표정을 짓든 매끄럽게 드러나는데 이 표정이나 움직임은 마치 개의 반려인이 그린 듯한 자연스러움…….

소설 속 인물을 잘 이해한 듯 인물의 그림이 소설과 이질감이 없다.

옷의 디자인이 세련되고 신분이나 상황에 따른 차림의 차이가 자연스럽다.

 

표지 라펫

로고 디자인그룹 헌드레드

 

이벤트 12시간마다 무료

 

소설 <그녀와 야수>.

 

무심한 주인공은 잘못 쓰이면 작품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나치게 잔잔하게 만들거나 철벽으로 인한 답답함을 유발하는데, 아스티나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 철벽을 치기는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짐작하면서도 외면하는 면이 더 크다. 그렇다고는 해도 상대가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는 마음은 무심한 주인공이 갖는 기본 설정이지만 이것은 '내가 사랑받을 수 있을 리 없어.'가 아니라 '나는 곧 떠날 사람이니 정을 주고받지 않겠다.'는 쪽에 더 가까워서 비교적 덜 답답하다.

아스티나는 전생에 사랑했던 남자, '테오도르'와 머리 색만 다르고 외향이 꼭 닮은 테리오드 아탈렌타 대공의 얼굴을 처음 봤을 때, 현실과 꿈을 혼동하여 실수하고 만다. 이후 그 일은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아스티나는 '과거의 기억(전생 마티나)이 아스티나까지 흔들어선 안 된다.'며 과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하는 모습을 보여, 다소 답답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한다.

 

남자 주인공 테리오드 아탈렌타는 늑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처음에는 흉포한 맹수였는데, 며칠 만에 리트리버 수준의 유순하고 잔망한 대형견이 되었다.

사실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게 제일 매력적이었다. 웹툰을 볼 때도 정말 훌륭하게 개(?)의 모습을 그려 내서 더욱 흥미로웠는데, 소설에서도 충분히 그 매력이 드러난다.

인간이 된 그는 생각보다 더 수줍고 순진하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능하고 자기 희생적인 귀족이었다.

그는 취미도 없고 선호하는 것도 없으며 단지 평생을 영지를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고용인은 물론이고 부모에게서도 살가운 사랑을 받아 본 적 없는 그에게는 오직 일과 영지만이 삶의 이유였다.

그 점에 대해 스스로 깨닫지도 못했는데 아스티나가 직설적으로 그 사실을 깨우쳐 준다. 이후 아스티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다만 처음에는 늑대일 때 훈육받은 후유증으로 아스티나가 검을 들 때마다 공포를 느꼈는데, 공포는 물론이고 좋아한다는 감정도 느껴 본 적 없는 그는 그것을 사랑으로 착각한다. 그마저도 귀엽게 쓰였다.

 

초반에는 테리오드가 늑대여서, 나중에는 아스티나가 무심하게 밀어내서 관계의 변화가 좀 늦다.

약 60화까지 진행되어서야 약간의 변화가 생기는데, 그래도 글의 내용이나 인물 관계에 막힘이 없다.

무엇보다 초반에 테리오드를 대신해서 아탈렌타의 부정 부패를 처리하는 아스티나의 모습이 통쾌하기까지 해서 관계의 변화가 늦어지더라도 답답하지 않다.

 

웹툰을 보기 시작하자마자 소장권을 지르고, 이후 소설로 넘어와서 읽다가 재미있어서 또 다량의 소장권을 질렀다.

오늘 새벽에 웹툰을 읽기 시작해서 현재는 소설 77화를 읽고 있다.

 

지금 가장 아쉬운 건 원래 테리오드에게 시집을 와서 죽을 뻔한, 아스티나의 언니 칸나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칸나는 아스티나가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나치게 뛰어난 면을 보여도 아스티나를 미워하거나 멀리하지 않은 언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상냥하고 강인하여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이걸 쓰는 틈틈이 한 편씩 읽었는데, 이제 그만 마무리 짓고 마저 읽어야겠다.

 

*흥미롭다. 그러나 장면, 대사 중 인상에 강렬히 남는 건 분량에 비해 적었다.

인물들이 귀엽고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통쾌하지만 막상 돌이켜 보면 강렬한 장면은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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