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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로판 소설 리뷰] 악녀들을 위한 안내서

by 김자오 2020.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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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판타지

작가 자야

여주 키워드: 회귀, 성녀, 악녀, 파격, 당당, 재벌, 사이다

남주 키워드: 노예, 전사, 노련한, 능청스러운

 

<간략한 작품 소개>

아버지와 사랑하는 남자로 인해 성녀로 꾸며져서 이용당하다가 끝내 처형될 위기에 처했다.

라비오르는 그들의 배신에 분노하고, 신인지 악마인지 모를 것과 계약하여 과거로 돌아왔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이혼을 권하고, 지금껏 해 오던 것과 전혀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성녀가 되어 봤으니 악녀가 되겠다.

그리 마음먹었지만, 그와 별개로 자신이 가장 미안했던 남자 데미안을 찾아 자유를 주고자 했다.

그런데 데미안은 라비오르의 곁에 머물고, 악녀 노릇은 의외로 쉽지 않다.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이벤트  2월 18일~12월 24일까지 8시간마다 무료

 

처음에는 표지가 예뻐서 눈에 띄었다. 그다음은 제목을 보고 '또 악녀물인가.' 싶었다. 악녀로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 회귀하며 착한 모습을 보여 주고 주위의 사랑을 받겠지. 그런 예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예상과 정반대였다. 착하고 순하기로 유명한 인물이 회귀하며 악녀가 되려고 마음먹는 내용이다. 이거 취향이네! 푹 빠져드는 건 시간문제였다.

 

일단 문장이 간략하고 반복적인 묘사가 없다. 감정 묘사가 있으나 너무 불행에 빠져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악녀가 되겠다고 과하게 공격적으로 굴지도 않는다. 적당히 선을 지키면서 시원하게 성큼성큼 나아간다. 사이다물이라고 나와 있는 것 중 많은 작품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만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건 그게 없다. 그러면서도 라비오르는 그조차 인정한다. 자신은 어중간하게 악녀 연기를 했었다고. 그래서 더욱 과감하게 행동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래도 역시나 과하지 않고, 사납지 않다.

 

인물의 외양 묘사가 선명해서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어렵지 않다. 특히 라비오르, 라라는 표지의 모습 그대로여서 정말 상상하기 즐겁다. 고양이 같은 얼굴에 화려한 차림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기본적인 그림도 예쁘지만 분위기가 기품 있다. 그런 모습으로 이야기를 상상하니 더욱 즐거워진다.

 

 

 

그리고 라라의 어머니인 이사도라도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시원시원하고 힘이 있다. 성격만 좋은 게 아니라 돈까지 많으니 그 유능함이 더욱 도드라진다. 댓글을 봐도 라라, 데미안, 이사도라를 좋아하는 독자가 많다. 작가가 좋은 인물을 더욱 매력적으로 도드라지게 쓴 덕분이다. 안 좋은 인물도 선명한 악인으로 그렸지만, 그것이 독자로서도 불쾌해질 정도는 아니다. 그 정도 선을 지킬 줄 알기에 불편하지 않게 술술 읽힌다.

 

라라의 친구이자 하녀인 코니도 빼먹을 수 없지. 유쾌하면서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라라와 죽이 잘 맞는다. 사교성도 좋아서 데미안과도 금세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장면이 무척 자연스러워서 함께 즐거웠다. 다만 둘이 친해진 곳이 감옥이라는 게 우습지만. 코니가 말하는 '예전의' 라라에 대한 표현은 정말 재미있다. 커튼 유령이라니. 어쩜 그리 기발한지.

 

인물에 대한 매력이 높고,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가 빠지는 것도 아니다. 너무 미래에 집중하지 않으면서도 회귀와 별개로 진행되는 모든 사건을 연결한다. 그 와중에 회귀 전 데미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여 아직도 그의 외전 등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완결 난 작품이라 아마 한 번쯤은 이전 데미안이 왜 라라에게 그렇게 말했는지 나올 것 같은데, 아직 내가 읽은 부분에선 알 수가 없다. 완결이 났어도 외전이 추가되면 좋겠다. 찬연 작가의 <악역의 메리트>도 완결한 지 좀 됐는데 최근 다시 외전이 나오고 있던데. 좋은 작품은 계속 찾게 된다.

 

중간에 힘을 잃지만 않는다면 나중에 이 작품도 단행본이 나오면 따로 사 둘 생각이다.

 

 

*완결 작품이라는 점이 가장 기껍다. 각 인물이 매력적이고, 관계가 선명하면서도 유쾌하다. 불필요한 장면이 없고 반복적인 묘사나 감정에 치우친 내용이 없어서 읽기에 편하다. 그냥 재미있어서 열심히 결제하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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