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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시대물 로맨스 웹툰] 마침내 푸른 불꽃이

by 김자오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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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역사, 시대극

그림 배로빈

글 허수아

글 허수아, 그림 배로빈 웹툰 <마침내 푸른 불꽃이>

키워드: 과거, 역사, 정명공주, 광해군, 도깨비, 회귀, 성장, 생존, 시대물

 

<간략한 작품 소개>

"언젠가 푸른 불꽃이 나타나면 내 삶은 풍요롭고 환하게 빛나리라."

광해군에 의해 동생 영창대군을 잃고 어머니 인목대비와 함께 경운궁에 유폐된 정명공주.

광해군의 총애를 받는 상궁 김개시는 정명공주를 죽일 기회를 호시탐탐 엿본다.

춥고 황폐한 경운궁에서 정명은 어느 날부터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누군가의 존재를 느낀다.

 

"나는 당신을 지키는 자, 도깨비의 왕입니다."

"도깨비의 왕? 이름은 없어?"

"없습니다."

"그럼 내가 이름을 지어 줄게. 너의 이름은…… 연적이야."

 

벗어날 수 없는 흉신의 저주는 정명의 삶을 옥죄고, 소중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정명은 도깨비의 힘을 빌려 과거로 돌아가고자 한다.

 

"어서 오세요. 정명,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지 작품 소개.

 

웹툰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이벤트 2일마다 무료

 

머리 모양, 한복, 건물 등을 잘 그렸다. 최근 시대에 안 맞는 차림 등의 무협을 많이 봐서 그런가, 이게 너무 마음에 든다. 굳이 머리 모양을 현대적으로 그리거나 옷 색을 과하게 화려하게 잡지 않고, 조선 시대 차림을 최대한  살렸다. 땋은 머리 같은 경우는 앞모습을 그릴 때 예쁘게 그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것도 꽤 잘 살려서 보기에 즐겁다.

<마침내 푸른 불꽃이> 정명공주, 영창대군

인물의 표정이 다양하다. 얼굴도 제각기 달라서 인물 표현이 다채롭고, 표정도 상황에 맞춰 잘 표현되니 보기에 쉽다. 웃고, 울고, 화를 내고 살기를 띄고, 즐거워하고 그리워하고. 여러 얼굴이 드러난다. 굳이 모든 인물을 예쁘고 귀엽게 그리려고 애쓰지 않은 그림이라 더욱 개성이 산다. 기본적인 그림 실력이 매우 좋은 작가이다. 그리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그 나이로 보이면서도 비율도 괜찮다.

 

인물 간의 관계 설정도 입체적이고 표현이 매끄러워서 관계를 다각도에서 볼 수 있다. 악역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굳이 독자가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할 구석이 없다는 게 좋다. 김개시는 분명 정명공주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나쁜 사람이다. 그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도 있지만 독자로서 그 행동을 정당하다고 볼 여지가 없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으면서도 악역을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점. 그게 주인공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마침내 푸른 불꽃이> 유경필

정명공주는 아직 어리고, 총명하다고 보기엔 미숙한 구석이 있지만 그럼에도 독자를 매료하는 면이 있다. 뭐라고 꼬집어 말하긴 힘든데, 명확히 드러난 건 없음에도 선하고 사람을 믿을 줄 아는 인물이구나 싶다. 사람의 악의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호의를 주는 인물을 믿을 줄 안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야기가 없어도 주인공이 선해 보이는 작품이 좋다. 보는 사람에게 힘을 북돋우고 함께 웃을 힘을 준다. 나는 선한 힘을 믿게 하는 이야기를 선호한다.

<마침내 푸른 불꽃이> 도깨비 연적, 정명공주

도깨비가 잘생겼다. 온통 흰빛이라 잘못하면 그림을 그리다 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그냥 빛나는 듯 보인다. 빛과 색의 표현이 좋은 건가. 그림을 잘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편한 그림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선이 깔끔하다.

 

도깨비 연적은 약간 신비롭다. 단순하고, 흘러가는 듯 보이는데 한편으로 아스라한 인상이다.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고, 그런데 이름을 받는 순간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귀속되어 정착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걸 단지 그림과 대사만으로 표현하다니. 영화나 드라마처럼 사람이 직접 '뉘앙스'를 풍기는 게 아니라 만화로 이런 걸 보는 건 귀한 경험이다. 정명공주를 과거로 돌려보내는 것만으로 존재가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 보이는데, 동시에 그렇게 없어지면 이상할 것 같다. 인물은 신비롭고 아스라하지만 존재감이 강렬하다. 꽤 매력적인 존재다.

 

하지만 정명공주는 그보다 존재감이 더 크다. 도깨비이며 독특한 모습의 연적보다도 존재가 크다. 이야기는 정명공주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도 오직 정명공주 시점만 쓰이지 않는다.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정명공주라는 중심이 단단히 박혀 있다. 흔들림 없이 잘 그려졌다. 연출이 좋다고 해야 할까. 특별한 구도를 사용하지도, 개그를 넣지도 않으면서 독자를 몰입시킨다.

 

시대물은 로맨스 중심으로만 전개되거나 잔잔하거나, 혹은 너무 자극적이어서 잘 안 보는 편이었는데. 이 웹툰은 처음부터 계속해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 뒤의 이야기는 무엇일지, 이 이야기의 진실은 무엇일지. 연적의 정체는 무엇이고, 정명공주가 몸이 건강해지면 어떨지, 전부 궁금하게 만든다. 인물 중심이지만 사건을 적절히 배치하여 흥미를 유발한다.

 

평점:

*좋은 웹툰을 많이 찾았지만 왠지 이 웹툰을 찾기 위해 최근 시간을 쏟았던 게 아닌가 싶다. <여혜>와 <블랙윈터>도 좋았는데 이 작품도 무척 기대된다. 시대물 안 봤는데 요즘 보게 만드는 웹툰이 서서히 생기네. 참 좋은 일이다. 인물 자체도 좋고, 인물관계도 흥미롭고, 시대에 따른 복식, 양식 등을 잘 살린 데다가 사건도 흥미진진하다. 즐겁게 볼 만한 웹툰. 다시 결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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