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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로판 웹툰 /소설 리뷰] 남편이 미모를 숨김

by 김자오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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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판타지

그림 하라라

웹툰 글 가비남

원작 정연

정연 원작, 하라라 그림, 가비남 웹툰 글 <남편이 미모를 숨김> 표지

여주 키워드: 환생, 입양, 강제 결혼, 유능한, 치유

남주 키워드: 괴물, 비밀, 상처, 외모, 소문, 상냥한, 강인한, 성장

 

<간략한 작품 소개>

한국에서의 전생에 대한 기억을 갖고 태어난 레티샤. 환생을 했지만 부모를 잃고 친척의 구박을 받으며 자란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언니들을 대신하여 할스테드의 영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대대로 끔찍한 괴물이 태어난다는 할스테드의 영주, 에르덴. 그는 절대로 가면을 벗지 않는다.

괴물이라는 별명과 달리 에르덴은 상냥하고 사려 깊다. 단지 외모 때문에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더니. 레티샤는 그의 맨얼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가면 아래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 있었다!

그러나 에르덴은 자신이 흉측하다고 생각하여 레티샤의 미래를 위해 이혼해 주려 애쓴다.

레티샤는 이혼을 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한편, 그의 얼굴이 자신을 겁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웹툰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이벤트 7일마다 무료

<남편이 미모를 숨김> 주인공 레티샤

그림

기본적인 그림이 정갈하다. 색감이 화사하고 쨍한 색을 잘 뽑는다. 옷도 색이 무척 잘 어울리게 쓰여서 보기에 즐겁다. 백발이라고 해도 살짝 다른 빛을 써서 두 사람의 백발이 달리 표현된다. 빛의 표현도 훌륭한데, 특히 인상 깊었던 건 2화에서 두 쌍의 날개가 달린 드래곤의 표식 그림이었다. 금속의 느낌을 잘 살린 데다가 빛이 드는 곳과 어두운 곳의 차이를 잘 둬서 반짝임이 더 강하게 보인다.

 

어린아이의 비율도 좋고, 어린이와 소년의 차이가 괜찮다. 크게 두드러지는 차이는 없으나 비율이 맞는 것만 해도 좋다. 다만 중년부터의 나이 차이 표현이 살짝 아쉽다. 젊은 사람의 얼굴에 주름 등을 넣은 듯 보일 때가 있다.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라서 보기에 괜찮다. 그리고 아동부터 노인까지의 차이가 명확해서 헷갈릴 일도 없다.

 

색채가 가장 두드러지는 건 에르덴의 눈이다. 이건 진짜 최고다. 이런 색을 웹툰에 쓰다니. 감사합니다. 분홍색과 하늘색이 그라데이션으로 들어간 보석 같다. 눈앞에 실제로 있다면 시선을 뗄 수 없을 듯하다. 오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빛깔이다.

가면 사이로 드러난 에르덴의 눈

괴물이라는 에르덴은 절대로 가면을 벗지 않는데, 웹툰의 그림이 표현한 가면은 위엄 있으면서 존재감이 강하다. 거칠거나 투박하거나 혹은 사납지 않고, 가면 무도회 같은 데서 써도 괜찮을 디자인이다.

에르덴과 레티샤

옷은 디자인이 화려하지만 주로 브러시를 이용한 화려함이라 비교적 표현이 단순하다. 그래도 심플한 부분과 무늬가 들어간 부분의 밸런스를 맞추고, 색감을 예쁘게 둬서 더욱 화려해 보인다. 진한 원색의 조합이라도 모두 어우러진다. 바로 위의 그림만 봐도 레티샤는 빨간 머리, 페리도트 올리브색 눈, 핑크색 보석, 보라색과 연갈색, 흰색으로 이뤄진 옷 등 여러 색이 쓰였음에도 잘 어울린다. 색 조합을 잘 하는 터라 보기에 눈이 즐겁다.

깨진 마법 아이템

중요한 순간을 강하게 표현한다. 한 컷 스쳐 지나갈 수 있음에도, 그 한 컷을 눈에 띄게 그린다. 중요한 순간에 대해 강조하니 보기에도 쉽고, 편하다. 물론 스쳐 지나가는 표현을 복선으로 두고 그걸 독자가 잡아내는 것도 즐거운 놀이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소품 같은 건 너무 쉽게 스쳐 갈 수 있기에 이런 건 제대로 표현되면 좋을 듯하다. 이건 소품이나 복선은 아니지만.

 

에르덴에게 달려가 안긴 레티샤

레티샤가 호의를 보일 때면 어쩔 줄 몰라서 손을 못 내리는 에르덴이 귀엽다. 사실 에르덴은 뭘 하든 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작품 소개글에 있는 그림에 에르덴의 매력을 보일 만한 그림이 없어서 그렇지, 정말 에르덴을 한 번 보면 계속 보게 된다. 단지 그림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근사하고 세상 어여쁘기만 해서가 아니다. 아니 물론 에르덴 그림은 보는 순간 '와!' 하는 소리가 나올 만큼 예쁘긴 했다. 이렇게 예쁜 남주는 처음이다 싶을 만큼 예쁘다. 막 카리스마 있고 선이 날카로운 건 아니고, 아름다운 소년이지만 그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에르덴은 자신보다 3살이나 어린 부인 레티샤를 우러르기도 하고 때때로 어수룩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때마다 그림 작가의 표현이 훌륭하다. 이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뀨' 하는 모습인데 그게 닭살스럽지 않고 그냥 귀엽다. 아무튼 귀엽다. 레티샤보다 압도적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 남주가 여주보다 사랑스러운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아무튼 귀엽다.

정연 작가의 <남편이 미모를 숨김> 소설 표지

소설

이벤트 12시간마다 무료

 

내용불필요한 묘사나 반복적인 표현이 없고, 장면을 이해하기에 편하도록 단순하게 표현돼 있어서 깔끔하게 느껴진다. 상황에 대한 파악이 쉽고,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기에 편안하다. 전생도 현생도 행복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불운을 장황하게 나열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읽으면서 인물에 공감하고, 이입을 해도 피곤하지 않다. 충분히 힘들겠구나 하지만 독자로서 함께 피곤해지지 않으니 힘차게 다음 문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사건 전개가 명확하고, 정보를 충분히 주면서도 필요한 만큼만 쓴다. 지지부진 설명이 이어지는 건 아니어서 지루하지 않고 빠르게 읽힌다. 그러다 보니 시원스럽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아직 읽고 있지만 초반의 문장만으로도 느껴지는 깔끔함이 마음에 든다.

 

부탄가스, 플라스틱 병 등 현대적인 물건이 나오는데 솔직히 레티샤만큼 나도 놀랐다. 이걸 이렇게 쓴다고? 그런데 또 괜찮게 쓰인다. 괜히 그런 물건들을 이리저리 사용하며 사건의 흐름보다 인물의 특별함을 살리는 구조에 익숙했는데, 이건 인물의 전생, 현대 지식에 대한 특별함보다 사건의 전개, 인물 간의 관계에 치중했다. 그래서 모두가 아는 플라스틱 병의 모양이라든지 쓰임새 같은 걸 구구절절 읽을 필요 없이 그냥 글의 흐름에 몰입할 수 있다.

 

전생을 기억하고 있어도 어린아이인 레티샤와, 다 자란 듯 보여도 아직 미성년자였던, 나중에는 청년이 되어도 여전히 나이에 어울리는 에르덴. 두 사람의 대화나 관계는 어찌 보면 유치하고 어찌 보면 알콩달콩 귀엽다. 환생했다고, 혹은 괴물로 배척받으며 자랐다고 과하게 어른스럽지 않은 게 오히려 매력적이다. 나이에 비해 너무 어른스러운 인물은 굉장히 많이 봐서 이게 오히려 귀엽게 볼 수 있다. 이쪽이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본인이 아름답다는 걸 모르고 얼굴을 숨긴 채 괴물 소리를 듣는 에르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하다. 열등감이 있어 보이지만 그에 휘둘리지 않고, 피해의식도 없으며, 충분히 홀로 설 수 있다. 아마 가면을 쓴 에르덴이라도 아끼는 할스테드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그 점도 그렇고, 자신이 잘생긴 줄 모르는 점이나 그의 얼굴이 사실은 아름답다고 말 못 하는 사람들의 설정도 나름대로 그럴싸하다. 깊게 파고들면 약간 의아한 부분이야 있겠지만 그러면 어떤 설정이든 다 문제가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개연성이라 룰루랄라 편안하게 읽고 있다.

 

 

평점:

*에르덴이 글에서도 웹툰에서도 귀엽지만 그 외에는 나를 사로잡는 매력이 없다. 레티샤는 운이 좋고, 그냥 좀 밝은 아이고, 주위 사람들은 상냥하지만 그게 독자로서 깊이 와 닿는 건 아니다. 벌어지는 사건들이 약간 유치한 맛이 있는데 이건 그 맛에 볼 수는 있을 듯하나 어떤 사건이든 위기의 순간, 바로 해결 방법이 무엇일지 예상되어서 흥미가 좀 떨어진다. 그래서 별점을 좀 낫게 줬지만, 에르덴이 너무 귀여워서 웹툰은 끝까지 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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