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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드라마 웹툰 리뷰] 발밑에 클로버

by 김자오 202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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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

글, 그림 타쏘

타쏘 작가의 <발밑에 클로버> 표지. 여우 뮤턴트 남자와 토끼 뮤턴트 여자가 나란히 누워 있다.

키워드: 이종족, 수인, ,혼혈, 차별, 편견, 상처, 치유, 성장, 마음 따듯한, 포근한, 해피엔딩

 

<간략한 작품 소개>

토끼, 호랑이, 개, 고양이, 여우 등의 인간이 사는 세상.

그 가운데 다른 종류의 인간 사이에서 낳은 아이, 혼혈, [뮤턴트]가 존재한다.

그들을 향한 세상의 편견과 그들의 상처 이야기.

 

웹툰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이벤트 2일마다 무료, 경품 이벤트(11월 15일~11월 22일, 라이언 얌얌 에코백)

<발밑에 클로버> 경품 이벤트

처음에는 3편만 보면 100원을 준다고 팝업이 떠서, 그다음에는 선물함에 대여권이 있어서 보기 시작했다. 표지 그림도 나쁘지 않고, 현대 배경에 동물 인간들만 다를 뿐이다. 동물 인간은 같은 종끼리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종에 어울리는 옷을 입을 뿐 그들 사이에서 종의 서열 등은 없다. 그냥 봐서는 여러 인종이 함께 살아가면서도 같은 인종끼리 뭉치는 것 같다. 현실과 다를 것 없는 내용일 듯하여 선뜻 손이 갔다.

 

뮤턴트. 두 종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사실 이 '혼혈'이란 말이 별로다. 사람은 어차피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만나는데 거기에 피가 무슨 소용이람. 친족 간 혼인이 아닌 이상은 어차피 다 다른 피가 만나는 것인데 말이다. 무슨 의미로 구분을 하는 건지. 아무튼 이 뮤턴트는 현실 혼혈의 다른 말과 같다. 다만 이 세계에서는 종이 동물로 나뉘는 인간들일 뿐이다.

 

굉장히 귀여운 그림체. 순하고 부드러운 그림체에 담담하고 고운 느낌의 색채라 전체적으로 귀여운 멋이 있다. 그런 가운데 가끔 배경을 진한 붉은색으로 강조할 때가 있는데, 그게 무척이나 강렬하고 인상 깊다. 그 붉은빛이 도는 순간, 일단 색감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런 종류의 연출이 좋다. 특별하거나 특이한 구도를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처음 여우, 개 뮤턴트인 강준의 말에 흔들리는 토끼, 호랑이 뮤턴트인 한메이의 씬이 좋다. 당당히 '내가 뮤턴트인 게 무슨 상관이냐' 하며 덤덤한 얼굴로 정면을 보는 강준과, 흔들리며 고개를 숙이는 한메이의 시선 처리가 한 화면에 담긴다. 그 연출이 담백하면서도 인상적이다.

 

한메이는 많은 일을 겪은 뒤 시선들로부터 자신을 격리한다. 그저 귀엽지 않은 토끼 모습이라는 것만으로 많은 괴롭힘을 당하고, 차별받는다. '멋있다'거나 '예쁘다'고 추켜세우는 이들도 단지 그 외모가 아니라 '뮤턴트인' 한메이가 예쁘다고 한다. 스타일이 좋은 것도, 예쁜 것도, 모두 한메이여서가 아니라 뮤턴트이기 때문에 칭찬을 받는다. 그러면서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나만 해도 별생각 없다가 이 웹툰을 보다가 알게 됐다. '뮤턴트라서, 뮤턴트인데, 뮤턴트임에도, 뮤턴트라 그런지' 예쁘다는 말은 결코 칭찬이 아니다. 그냥 그 사람이 예쁘다고 해도 외모를 차별하는 말이라 안 좋은 말인데 거기에 한 번 더 차별과 편견이 들어가 버린다.

 

뮤턴트의 모습이 아니어도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당하는 경우가 나온다. 이건 트리거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미리 경고문이 쓰여 있다. 이 부분은 과장된 내용도 아니고, 있을 법한 내용이라 공격적이지 않게 다뤄진다. 그래서 트리거 자극이 가능한 내용임에도 크게 괴롭지 않고 읽을 수가 있다. 예전에는 비극물도 잘 읽었는데, 요즘은 누군가 괴로워하는 내용이 들어가면 너무 힘들어서 못 읽게 됐다. 그런데 <발밑에 클로버>에 나오는 내용들, 성차별, 인종 차별 등의 내용에 따른 폭력 묘사는 볼 만하다. 즐겁지는 않지만 괴롭지 않게,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가 있다.

 

내용이 무겁지 않다. 하지만 가볍게 다루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덤덤하게 사실을 나열하듯, 그러면서도 상냥한 사람들의 시선과 말과 행동으로 몽글몽글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현실에서는 모든 사람이 권선징악에 성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기는 어렵지만, 웹툰이나 소설 등에서 차별이 적어지고, 그것이 차별임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될 듯하다. 한 작품에 독자 한 사람이라도 한 번 더 이런 일에 생각을 하게 된다면 100작품이면 100명이 바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나는 그런 면에서 이런 작품이 좋다.

 

차별이니 트리거니 다 떠나서, 그냥 이 작품이 좋다.

각 인물은 대놓고 상냥하거나 무심한 척 상냥하거나 까칠한 듯 상냥하다. 우유부단하기도 하고 단단하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하고 올곧게 서기도 한다. 몇 번을 무너졌어도 결국 일어나서 바로 서는 인물의 이야기란 늘 사람을 매료시킨다. 인물들은 생생하고, 현실적이며, 대부분 입체적이다. 거기다가 색감을 이용한 연출과, 귀엽지만 단호할 땐 단호하게 표현되는 그림들이 멋있다. 표정이 풍부하고 강렬히 드러나진 않지만 그럼에도 어떤 상황에 어떤 표정인지 명확하고, 대사 없이도 표정이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명백한 표현력이 훌륭하다.

 

*우선 대여로 읽었으니 곧 소장으로 사 둘 생각이다. 그리고 리디북스에 단행본 풀리면 또 사야지. 사회적인 문제를 잘 다뤘다는 걸 떠나서, 그냥 인물들이 전부 매력적이고 그림이 귀엽다. 내용을 풀어나가는 힘이나 연출이 훌륭하고, 색채로 긴장감을 주는 방식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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