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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로판 웹툰/소설 리뷰] 그 악녀를 조심하세요!

by 김자오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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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판타지, 순정

그림 푸른칸나

웹툰 글 열매

원작 뽕따맛스크류바

여주 키워드: 악녀, 빙의, 시원시원한, 언니, 사이다, 멋있는, 웃긴, 가벼운

남주 키워드: 상처, 치유, 성장, 힐링, 순정, 청순, 참한, 헌신

 

<간략한 작품 소개>

소설 속 돈 많은 공작 영애, 그러나 악녀 멜리사로 빙의했다.

악녀가 되었으니 멋대로 굴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행복을 꿈꾸었으나.

약혼자이자 황태자이며 원작의 남자 주인공인 이안의 바람기를 마주하고 분노한다.

파혼하리라 굳게 다짐하지만 이안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믿어 주질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작 여자 주인공 유리가 등장하고, 이안은 당연한 듯 유리에게 빠져든다.

뿐이랴, 남동생이고 뭐고 전부 유리에게 빠져들지만.

정작 유리는 그들의 횡포에 휘둘리고, 보다못한 멜리사는 유리를 구출하자는 사명감을 갖게 된다.

악녀 멜리사가 성녀 유리를 남주들로부터 구출하는 와중에 나타난 늑대 한 마리는 오직 멜리사만을 열렬히 바라보는데…….

멜리사를 따르는 유리와 늑대, 멜리사를 물리쳐야 하는 남주들의 신경전!

 

웹툰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이벤트 7일마다 무료

 

그림에 홀려서 읽기 시작한 웹툰이다. 원래는 악녀라는 제목 때문에 뻔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후회물이거나 회귀물 같은 거. 그런데 뜻밖의 내용이었다. 빙의라는 건 뻔했지만, 그다음 전개가 통쾌하고 유쾌하다.

 

그림은 깔끔하면서도 표현이 능숙하다. 특히 표정의 표현이 매우 풍부하고 자연스러워서 대사 없이 표정만 봐도 어떤 얼굴인지, 어떤 마음인지 훤히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좋을 때 얼굴, 안 좋을 때 얼굴, 싫을 때 얼굴, 끔찍할 때 얼굴이 다 다르다. 그 안에서도 세부적인 표현이 명확해서 단순히 싫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와 싫은 사람을 마주했을 때의 얼굴 표현이 다르다. 이렇게 풍부하게 표정을 표현해 내는 작가는 오랜만이라 설레기까지 했다.

 

게다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악녀라는 타이틀에 맞게 적당히 못된 얼굴이다. 무작정 예쁘게 그리지 않아서 성녀 유리의 예쁜 얼굴이 더 도드라진다. 이게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다. 보통 만화에서 보면 여자 주인공은 아무리 '평범한 외모'라고 해도 대부분 제일 예쁘게 그려지기 마련인데, 여기에서는 딱 유리와 남주들을 더 섬세히 그려 놨다. 물론 여자 주인공 멜리사가 못나게 그려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찌푸린 눈썹, 덜 섬세한 느낌을 주어서 인상이 다름을 확실히 그렸다. 명확히, '악녀'였던 여자로. 이 점이 무척 신선하고 인상 깊었다.

그리고 보다 보니 표정도 풍부하고 솔직한 멜리사에게 빠져들게 된다. 누구보다 표정이 많고, 솔직한 만큼 전부 드러나니 그림 하나하나가 다 멋있다. 의미 없는 표정은 없어서, 대사 없이도 모든 표정을 읽을 수 있을 정도.

 

색채의 표현이 매끄럽다. 화려할 땐 화려하고 수수할 땐 수수하다. 여러 가지 색을 잘 사용하는데, 다만 옷 색깔은 화려하진 않다. 그러나 옷의 디자인, 귀걸이나 목걸이 등의 장식 디자인은 화려해야 할 땐 화려해서 보기에 매우 즐겁다.

 

여러 각도에서, 원래 인체 비율이나 3등신 비율 등 여러 등신대의 표현이 원활하고 개그컷도 귀엽게 잘 그린다.

 

모르겠다, 그냥 그림이 너무 좋다. 어떤 그림으로든 표정이 잘 나오니까 보기에 행복하다. 업신 여기는 표정까지도 완벽해!

나는 이 작가님 그림에 반한 모양이다.

소설

이벤트 12시간마다 무료

표지 푸른칸나

 

악녀라는 제목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후회하겠군, 혹은 악녀의 오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겠군,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런 일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본래는 멜리사도 악녀답지 않게 나쁜 짓만 안 하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원작 여자 주인공인 유리가 온갖 남자 주인공들에게 휘둘리는 꼴을 보고 마음을 바꿔 먹는다. 이 순하고 귀여운 아이를 자신이 구하고 말겠다는 마음으로.

 

온갖 방법을 다 써서 유리에게 달려드는 남자들을 떼어 내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악질은 자신의 신분까지 알차게 써먹는 황태자, 동시에 멜리사의 약혼자인 이안이다. 멜리사가 그를 대하는 태도나 말은 전부 시원하고, 조금의 답답함도 없다. 다만 이안이 워낙 강력한 정신력을 갖고 있어서 종종 안 통하긴 하지만 그것도 답답하지 않다. 오히려 웃기기도 하고, 그럼에도 멜리사가 그를 해치우는 게 통쾌하기도 하다.

 

이 작가는 의외의 방법으로 독자를 웃게 만든다. 내가 지금껏 봐온 악녀 빙의물은 보통 악녀와, 성녀이자 원작 주인공이 마주치면 아무리 빙의자라 해도 성녀 쪽이 뭔가 사연이 생기거나 사실은 뛰어난 연기자라는 설정이라 결국 악녀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면 둘이 성격이 비슷하거나 라이벌 사이라 서로를 인정하고 친구가 되는 경우가 좀 있었지.

그런데 여기서는 멜리사가 어느새 원작 여주인공 유리의 보호자가 되어 아주 상태가 안 좋은 남자 주인공들, 이른바 똥차들을 열심히 막고 쳐 내고 물리친다. 그러면서 유리의 신뢰와 선망을 얻고 히어로로 등극!

 

그러면서도 멜리사는 자신만을 바라보고 따르는 늑대 한 마리를 줍고 만다. 이 늑대가 또 기가 막힌다. 마냥 순하기만 한 순애보인 줄 알았는데 라이벌 의식도 불태울 줄 알고, 아주 녹아 버릴 듯한 눈빛도 할 줄 안다. 이게 웹툰에서 정말 멋있게 표현되었다.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멜리사를 보는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나까지 설레는 듯했다.

 

소설의 문체는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불필요한 수식어나 쓸데없는 소리는 적은 듯싶다. 아직 초반이라 명확히 말은 못 하겠지만, 초반이든 후반이든 기본적인 문체나 표현 방식은 일정한 편이니 이 정도면 정말 잘 쓴 소설일 듯싶다.

전개로 봐서는 내용이 막 궁금하다기보다는 인물 관계의 형성이나 남자 주인공들을 떼어내는 모습, 유리의 동경, 그리고 멜리사를 향한 순애 등이 보고 싶다. 인물 관계에 대해 궁금하게 만드는 맛이 있다.남자 주인공들이 또 어떤 식으로 유리를 귀찮게 할지, 그걸 또 멜리사가 어떤 말로 떼어 낼지 궁금해진다.웹툰으로 시작했지만 소설에 손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다른 것보다 그림에 반했다. 이 정도로 인물의 표정을 잘 표현하는 작가는 드물어서 더 설렌다. 대사나 장면 없이 그림 한 장만 떼어 놓고 봐도 어떤 표정인지 짐작이 가능할 정도로 표현이 명확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마음이 드는데, 여러 가지 자세, 구도에도 능숙하고 기본 콘티도 흥미롭다. 소설도 문체가 깔끔하고, 쓸데없이 외모나 구구절절한 감정을 묘사하기보다 사건 전개와 인물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서 보기에 편하고 흥미를 끈다. 점차 몰입할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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