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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무협 웹툰/소설 리뷰] 풍혼

by 김자오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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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액션 무협

그림 서현진

원작 월인

키워드: 임무, 조장, 천하제일, 먼치킨, 무인, 상처

 

<간략한 작품 소개>

은검호는 살기 위해 악귀처럼 싸웠고, 끝내 살아남았다.

잡다한 임무를 위해 목숨을 걸지만 신분이 낮아서 늘 천대받는 혈랑조 출신이나, 홀로 살아남아 임무를 마친 공으로 철혈각 흑표대주가 되었다.

혈랑조 출신이라 무시받았지만 오직 실력만으로 억누르고 대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그의 삶에 여전히 평화는 없다.

 

웹툰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이벤트 2일마다 무료, 캐시뽑기권 이벤트(10.1~10.15)

그림

전체적인 선이 다소 딱딱하다. 머리카락의 표현도 선이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이다.

인물이나 옷의 복색이 어쩐지 동양보다는 서양 느낌이다.

특히 2화를 보면 남자 인물들의 머리 모양, 수염 모양이 모두 중국과 거리가 멀다. 왁스를 바른 듯 짧은 머리를 위로 삐죽 올리거나 삭발한 머리, 수염도 미국 느낌이 강하다. 여자 인물도 짧은 머리에 앞머리도 현대적이라 중국, 무협답지는 않다.

 

무협은 최근 머리 모양을 현대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꽤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똑같은 머리 모양의 경우 얼굴의 개성을 확 살려서 구분을 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울 경우에는 머리 모양으로 인물 차이를 두는 것 같다.

이 작품은 머리, 수염이 없이 얼굴만 놓고 봐도 충분히 개성이 사는데 왜 이렇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무협인데 전혀 무협 같지 않은 머리 모양이 많은 건 나는 좀 불편하다. 무협이라고 하면 기대하게 되는 분위기, 이미지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섞어 버리니 뭔가 좀.

차라리 아예 복식, 분위기를 살짝 각색해서 전체적으로 어우러지게 그렸다면 좋았을 텐데 뭔가 좀 뜬다.

 

옷의 디자인을 보면 옷의 목깃, 어깨의 장식(견장)에 체인, 옷의 여밈 방식(단추나 허리띠가 아니라 지퍼, 혹은 속 단추로 보인다), 왼쪽에만 덧붙인 옷, 허리 장식까지 모두 무협과 거리가 멀다.

6화에 나온 오유란의 복식도 무협과 안 맞다. 안에 민소매나 면티를 입은 것 같다. 무협을 그리면서 옛날 중국 복식을 전혀 찾아보지도 않은 듯싶다. 서양인이 대충 생각해서 창작한 오리엔탈 같다.

 

머리 모양이야, 얼굴만으로 개성의 차이를 두기 어려우면 현대적인 모양을 좀 더 갖다 쓸 수 있다고 해도 복식은.

같은 나라, 같은 시대라고 해도 신분, 직업, 직급에 따라 복장이 다 다르기도 하고 사복은 훨씬 다양할 텐데 왜 복식을 이런 식으로 그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사전 조사해서 그릴 것까지야 없지만 그래도 옛날 동양 복식 느낌을 충분히 살리는 정도만 해도 훨씬 좋았을 듯싶다. 아니면 이것도 정말 현대식으로 하든가. 이도 저도 아니고, 나라, 시대, 뭐 할 것 없이 다 섞여 버리니 엉성한 느낌을 받았다.

움직임은 나쁘지 않으나 인체 비율이 안 맞는다. 구도에 따라 인물의 비율, 표현이 전부 이상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자세의 인물 연습을 하지 않은 듯 보인다.

 

잘 쓰는 작가의 무협 소설에서는 북해빙궁, 아미파의 여자 고수들이 얼마나 무인으로서 훌륭하게 다뤄지는지, 무협 소설의 작가들이 얼마나 남녀 할 것 없이 잘 쓰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이 웹툰의 그림에서는 여자에 대한 그림 차이가 불편하다. 표정이나 속눈썹, 뺨을 발그레하게 그리는 것까지 모두 하나의 무인이 아니라 섹시한 여자로 그려 놨다. 그리고 동양인의 얼굴이 아니어서 남녀가 같이 있거나, 여자가 동양식 복장을 입고 있으면 이질감이 느껴진다. 여자는 무인도, 일반인도 모두 자세, 표정, 손의 움직임 등이 '여자다운' 면이 있다. 무인이라고 다른 면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성별에 따른 표현이 직업, 신분보다 더 위에 있는 듯 고정관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남자답게' 그릴 건 없지만 그냥 '무인'으로 그리면 될 듯한데 성 고정관념이 강한 듯싶다.

 

처음부터 내내 상처에 접착식 밴드를 붙인 게 은근히 신경 쓰인다.

 

복식, 헤어스타일, 장식, 무인의 성별 등 전체적으로 무협에 대한 이해가 없는 그림 작가로 보인다.

그럼에도 액션 씬의 움직임은 활기차다. 무협에서 중요한 것은 액션 씬의 격동성, 기본 콘티, 컷의 구성이 가장 중요한데 그 부분에서는 볼만하다.

표정이 다양하고 각 인물의 개성이 또렷하며, 움직임은 인체 표현이 미숙해도 다양한 동작을 제법 잘 사용한다. 무협 액션보다는 서양 배경의 만화 액션에 가깝지만 그래도 역동적이고 다양하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 색감을 사용해서 화려함은 없으나 진중한 무협 느낌을 잘 살리는 것 같다. 주인공이 밝고 쾌활한 성격이 아니어서 어두운 빛이 어울리고, 그렇다고 우울하고 슬픈 인물도 아니어서 너무 어둡지 않은 이 채색과 꽤 잘 어울린다.

기본적인 콘티의 구성이 흥미롭다. 콘티 이상의 인물 복식, 여자에 대한 편견 등이 무협 장르 웹툰으로 보기에는 불편하지만 그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재미있을 듯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면 때문에 중국산 웹툰을 안 봐서, 도저히 다음을 볼 수가 없다.

소설

이벤트 1일마다 무료

 

찾아보니 <사마쌍협> 작가가 쓴 소설이었다. 중학생 때쯤인가 그 책을 읽었었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굉장히 좋은 작품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문체는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편하게 읽히며 사건 전개가 꽤 빠른 편이다. 종이책 시절의 작가들은 권당 호흡으로 쓰던 편이라 한 편씩 나눠서 읽을 경우에는 전개가 너무 느리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작품은 사건 구성이 깔끔하게 느껴진다.

 

웹툰과 달리 여자 무인의 표현에 납작하지 않은 듯싶다. '무인'에 초점을 두되, 그럼에도 남초 직업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다루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무협에 로맨스가 나오는 걸 아주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여자를 다루는 방식이 너무 납작하고, 그야말로 전개를 답답하게 만들거나 방해만 되는 등의 포지션이라 무협에 나오는 로맨스 상대인 여주를 아주 싫어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남녀 떠나서 그냥 제일의 주인공, 제이의 주인공인데 그 둘이 연애를 한다, 그 정도로 다루는 작품은 좋아한다.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면서까지 답답함을 유발하지는 않으니까.

 

그런 면에서 <풍혼> 원작은 좀 기대가 된다. 생각보다 분량이 많아서 다 읽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담백하게 전개하는 방식으로 봐서는 로맨스가 나와도 하차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초반이라 내용은 아직 적이 누구고, 어떤 사건이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볍지 않고 묵직한 무협다운 무협일 듯하여 기대된다.

 

*웹툰은 서양인이 동양에 대한 판타지, 오리엔탈리즘을 바탕으로 그린 듯한 느낌이 강하지만 액션씬이 서양 만화, 히어로물 같긴 해도 움직임이 화려해서 좋다. 다만 콘티가 흥미를 끌기엔 좀 약해 보인다. 초반부터 여자 인물을 너무 강하게 어필한 듯해서 오히려 주인공이 묻히고, 돌이켜 보면 유혹적인 여자 캐릭터가 너무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그림도 스토리도, 주인공을 좀 더 강하게 다뤘으면 싶다.

 

*소설은 1세대 무협 같다. 읽기에 편하고, 사건의 흐름이 명확하며, 분위기가 묵직하면서도 술술 읽힌다. 웹툰과 달리 주인공의 비중이 다른 인물에 비해 더 높다. 주인공의 인상이 더 강렬하다 보니 중심이 꽉 잡혀서 흘러간다. 무협의 기본에 충실한 소설이라 기대된다. 기다무 작품이라서 매일 한 편씩 무료로 볼 수 있어서 분량의 압박이 적다. 즐겁게 볼 수 있을 듯하여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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