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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산책

[로판 웹툰/소설 리뷰] 베아트리체

by 김자오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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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스 판타지

그림 Cierra

원작 마셰리

로고 및 표지 디자인 송가희

<간략한 작품 소개>

엘파사의 왕과 노예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클로이는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으로 왕궁에 들어간다.

돈이 많지만 폭력적인 남자에게 시집 보낼 왕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학대당하기를 2년, 어느 날 제국의 침략으로 엘파사가 멸망한다.

제국의 영웅, 알렉산드로 대공의 변덕으로 죽음을 면했지만 전쟁 노예가 되고 만다.

베아트리체는 왕녀 출신의 노예가 아닌 클로이라는 약방 출신의 노예로 삶을 바꾼다.

그저 노예로라도 평온하고 싶어 하던 그녀는 자신을 죽이려던 알렉산드로 대공의 눈에 띄고 만다.

 

 

웹툰

이벤트 3일마다 무료, 경품 이벤트(10월 5일~10월 12일)

그림

생각했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다. 소설을 읽을 때의 베아트리체(클로이)는 소녀 같은 얼굴에 차분하고 수수한 이미지였는데, 웹툰 속 베아트리체는 묘하게 요염한 귀여움이 있다. 그림 자체는 무척 예쁜데 생각했던 이미지와 달라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다. 하지만 공 들여서 그린 그림이 무척 예뻐서 자꾸만 시선이 간다.

채색은 살짝 쨍하거나 혹은 반들반들한 느낌이 든다. 빛의 쓰임이 약간 강조되는 느낌? 옷은 살짝 실크처럼 보인다.

색감은 딱 웹툰 그림 느낌이다. 잘 어우러지지만 약간 아쉬운 느낌? 전체적으로 수수하다.

 

전체적으로 표정이 순하고 마냥 귀엽기만 하다. 위협 앞에서의 공포나 절망 등의 강렬한 표정에는 약한 듯싶다. 죽음을 앞둔 상황인데 두려워하기보다 시무룩한 얼굴에 가깝다. 귀엽게 그리려다가 강렬함이 빠진 듯 보인다. 빨간 머리 기사에게 성적으로 위협을 받을 때의 얼굴은 분노나 경멸, 혹은 두려움보다는 심통이 난 얼굴로 보인다. 그런데  귀엽고 예쁘다.

 

2화에 나오는 은발의 기사는 볼이 붉어지거나 하트 그림이 들어가는 등으로 예쁘장하게 묘사되었는데, 장면에 어울리지 않다 보니 인물이 묘하게 뜬다. 옷의 어깨 부분이 좀 신경 쓰인다. 아마 옷의 디자인 때문인 것 같다. 빨간 머리 기사가 베아트리체에게 노예의 낙인을 찍으려 할 때도 옷을 입은 상체의 모양이 조금 어색하게 보인다.

 

선이 명확하게 그려져서 배경과 확실히 구분이 되니 인물이 강조되어서 보기에 편하다.

그런데 가끔 검은 선에 흰색의 그림자 효과를 주어서 배경과 분리된 듯 보인다.

 

남자 주인공 알렉산드로 대공은 잘생겼다. 더 말이 필요 없다. 잘생겼다. 표정은 고만고만해서, 카리스마보다는 그냥 무뚝뚝, 무표정한 인물로 보이지만 아무튼 잘생겼다. 이 얼굴로 브로마이드 만들면 팔릴 것 같다.

 

베아트리체가 일주일 이상 걸어서 제국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나오는데 힘들기보다는 곤란한 얼굴이다. 머리의 장식은 일주일이 넘도록 떨어지지 않고, 옷은 분명 찢겼던 것 같은데 말짱하다. 리본도 풀리지 않았다. 리본은 묶은 게 아니라 꿰맨 것인 듯하다. 스커트 부분의 부풀린 곳도 일주일이나 땅을 뒹굴어 가며 끌려 다녔는데도 뭉개진 구석이 없다. 이것만 입고 먹고 자고 구르고 했을 텐데 굉장하다. 아마 안에 든 철사도 안 빼고 그대로 앉아서 잤던 듯싶다.

그리고 자꾸 곤란한 표정에다가 뺨에는 빗금이 들어가 있어서 힘들어 보이지 않고 약간 교태를 부리는 듯 보이기도 한다.

 

노예로 돌아가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나서는 서 있는 자세, 움직일 때의 몸이 모두 다소곳하고 요염하다. 약이 보관된 곳에 들어가서 약을 보고 감탄할 때도 굉장히 요염한 자세로 선다. 무릎과 발끝은 서로 붙었지만 발꿈치는 떨어지고, 골반은 틀어져서 가슴의 크기를 강조한다. 왼손은 약간 부자연스러울 만큼 예쁜, 발레리나 손 같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그냥 서 있을 때도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정면을 향해 서 있었는데, 머리를 자르고 편한 옷을 입고는 요염한 자세를 취한다.

 

베아트리체, 알렉산드로 대공, 간호과 부원장의 얼굴은 또렷이 구분이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성별에 따라 비슷한 듯 보인다. 머리 색, 모양이 확실히 다르기에 헷갈리지는 않지만 얼굴만 떼고 보면 가끔 다 비슷해 보일 듯싶다. 공을 들인 인물과, 그러지 않은 인물의 차이가 나는 듯하다.

 

캐릭터화하여 작게, 코믹하게 그린 그림들은 비율도 괜찮고 귀엽다. 다만 이때도 표정은 다 귀여운 범주를 못 벗어난다.

 

7화에서 반도라스 공작 영애를 만나 달라고 사정하는 인물이 나오는데 이 인물이 추욱 처져서 공녀를 만나러 갈 때의 인체는 굉장히 어색하다. 시간이 없어서 막 그린 것인가 싶기에는 아직 7화 분량이라 좀 의아하다.

 

콘티가 너무 밋밋하고, 노예였던 과거나 전생의 설명이 지루하고 밋밋해서 나도 모르게 대충 넘기게 된다. 콘티는 좀 더, 장면을 강조할지 대사를 강조할지 인물을 강조할지, 주제를 더 명확히 하면 좋을 것 같다. 컷 배치나 구도 등은 잘 모르지만 그냥 무난하다. 전생에 죽었던 장면조차 강렬함이 없고 그냥 스쳐 지나간다.

이야기 구성이 약하고 주제가 명확하지 않은 건 콘티의 문제인 것 같다.

 

소설

이벤트 12시간마다 무료

표지 laphet

 

로맨스 판타지가 막 뜨기 시작할 무렵의 소설이라 그런지 보기 불편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뻔하고 당연한 면이 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었다. 웹툰이 나오기 전에 소설로 먼저 접했었는데, 그때는 표지 때문에 클릭하는 독자들이 정말 많았다. 얼굴만 강조한 표지는 낯설기도 했고, 그림이 참 예뻐서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이 소설이 정말 재미있었다. 지금 와서 읽으라고 하면 불편한 구석 때문에 못 읽을 것 같지만.

 

소설은 다시 읽지 않고 기억나는 대로만 적겠다.

https://twitter.com/laphet306/status/778886921812533249?s=20

(라펫 님의 트위터에서 갖고 온 표지. 문제 시 삭제합니다.)

 

베아트리체는 현대 한국인이었던 적도 있고, 죽음을 경험하여 환생한 인물이지만 그런 점이 생생히 살지는 않았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마음도 평범한 사람과 같고, 전생의 약학 지식을 제외하면 굳이 환생이 들어갈 필요가 있나 싶은 면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단히 현실적이다.

환생했다고 해서 굳이 뭔가를 해내거나, 삶을 개척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단지 지금보다 안락한 삶을 추구한다. 하다못해 도망쳐서 평민의 신분으로 돌아가고 싶은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 이건 노예라고 해도 큰 위험 없이 살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https://twitter.com/laphet306/status/778886921812533249?s=20

알렉산드로 대공은 지금 와서 보면 생각이 좀 삐뚤어져서 읽기에 불편한 면이 있는 인물인데, 당시에는 카리스마 집착남으로 무척 좋아했다. 말고는 달리 기억나는 바가 없다. 그냥 당시에 유행하던 남자 주인공의 모습 정도.

https://twitter.com/laphet306/status/778886921812533249?s=20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로 기억한다. 베아트리체는 약학에 지식이 있어서 알렉산드로 대공을 좀 도울 수 있지만 대단한 능력은 없고, 주로 알렉산드로 대공이 일을 해결해 주고, 베아트리체는 도망치고 회피하다가 그에게 이끌려 행복해지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베아트리체는 귀엽고, 분위기가 무겁기도, 가볍기도 하며 강약 조절이 잘 됐다. 간간이 웃게 만든다.

 

*콘티와 인물의 표정이 아쉬워서 웹툰은 그냥 가끔 대여 10개씩만 사고, 나머지는 천천히 기무로 보려 한다. 소설은 예전의 사상이 그대로 쓰여서 불편할 듯하여 다시 읽지 않을 생각이다. 그럼에도 나쁘지 않아서 간간이 찾아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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