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판타지 웹툰 마왕을 그만둔 이유 리뷰

장르 판타지

그림 김대일

원작 이상혁

연재처 네이버 웹툰

키워드: #판타지소설 #중세판타지 #모험 #악역이주인공 #미친작화 #인외 #먼치킨

<작품 소개>

665세기 동안 대를 걸쳐 인간 세계에 침공한 마왕.

하지만 마왕 데미우르고스 666세는 그전까지와의 마왕과는 달랐는데.

"마왕 따위 그만두겠어."

한마디만 남기고 가출해 버린 마왕은 그 길로 용사를 찾아간다.

용사를 만난 마왕은 그를 부하로 삼는데.

[리뷰]

솔직히 이거 말 많아서 보기 시작했다. 댓글 보니까 초반부터 개그컷 얘기가 정말정말 많더라고. 네이버 웹툰은 댓글만 모아서 보는 게 안 돼서 한 편씩 봐야 하는데도 댓글을 찾아볼 정도로 그 반응이 좀 흥미로웠다. 그래서 보니까 수정 전의 개그컷들이 진짜진짜 올드하고 좀 지저분하고, 가끔은 징그럽긴 했다. 단순히 올드한 느낌만 있었으면 작가가 나이가 많은가 보다 하겠는데. 코 파고, 콧물 흘리고, 침 흘리고. 지저분하기까지 하니까 너무 싫긴 했다. 문제는 개그컷이 안 어울린다는 거! 기본 그림체도 그렇고, 내용 흐름이며 분위기까지 깨는 위치에 자꾸 개그컷을 넣는 것도 싫긴 했다. 그런데 이걸 작가가 다 수정했단다.

그래서 보니까 진짜 수정도 많이 하고, 이젠 개그컷 거의 안 넣는 듯했다. 그러고 나니까 이제 김대일 작가의 그 그림체가 눈에 들어왔다. 네이버 웹툰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그림을 볼 줄 몰랐는데. 그림 연출에선 액션물치고 좀 심심한 면이 있지만, 그림체 자체가 굉장히 멋있어서 읽을 맛이 났다. 진지한 장면들, 긴장감 넘치는 연출만 더 많이 들어가면 느낌이 달라질 것 같은데.

내용은 꽤 괜찮았다. 원작 소설의 작가가 이상혁 작가라니. 데로드&데블랑으로 유명했던 1세대 작가라 좀 반가웠다. 정작 그 소설은 안 봤지만, 그래도 이상혁 작가의 검야차는 꽤 재밌게 봤었지.

전체적으로 이상혁 작가의 작품은 한 화씩 연재하는 연재물보단 한 권씩 보는 단행본의 호흡을 갖고 있어서, 네이버 웹툰으로 만든 '마왕을 그만둔 이유'도 호흡이 늦기는 했다. 그렇지만 워낙 오래도록 글을 썼고, 제법 이름 있는 작가인 만큼 내용은 꽤 탄탄해 보였다. 자세히 파고들면 빈틈 없는 작품이야 없지만, 이만하면 꽤 괜찮았다. 일단 이상혁 작가는 인물을 제법 매력적으로 다루는 편이라 거슬리거나 불쾌한 인물이 없다는 게 좋았다.

김대일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진지한 장면 같은 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런데 아름다운 얼굴을 좀 더 클로즈업해서 크게 보여 줬으면 할 때도 있다. 주로 폰으로 보는데 전체샷을 많이 그려서 작게 보이는 게 아쉬웠어. 그리고 확대해서 보면 디테일이 엄청나단 걸 알 수 있었다. 음, 이렇게까지 디테일 살려서 그릴 거면 좀 더 크롭하고 확대해서 그려 주면 좋을 텐데! 일일이 확대해서 보고 다시 원래 비율로 돌아가는 건 번거롭단 말이지. 그래도 진짜 네이버 웹툰에서 보는 그림들 중 손꼽히게 잘 그린 그림이라 눈이 꽤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