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자 산책

고양이가 있는 독립 서점, '고양이 수염'

by 김자오 2020. 7. 27.
728x90
반응형

고양이가 있는 서점이 있다!?

 

 

친구가 흥미로운 말을 했다.

 

"자오야, 너 서점 좋아하지. 나랑 같이 심야 서점 갈래? 고양이도 있어!"

 

그리하야 걸음을 바삐 움직였다.

인천 구월동, 조금 외곽으로 빠지면 뜻밖의 곳에 서점이 있었다.

고양이 귀 아래로 책이 펼쳐진 것도 같고, 책상 위에 수염까지만 빼꼼 얼굴을 올린 것도 같은 간판이다.

 

 

[영업 시간]

화, 수, 금, 토: 4:30pm-9:30pm
일: 2pm-9pm
(휴일: 월, 목 / 근무에 따라 변동)

 

사장님 본업이 간호사라 저녁부터 문을 여는 곳이다.

그래서 근무에 따라 영업 시간이 조정될 수 있다고 공지되어 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해 보고 방문했다.

 

밖에서 봤을 때는 마냥 작은 서점인 줄 알았는데, 들어와 보니 제법 넓다.

공간을 깨끗하게 활용해서 더 넓어 보이는 것 같다.

 

 

색색의 책들이 예쁘게 정리되어 있다.

단순히 꽂아 두고 알아서 찾아보세요, 하는 게 아니라 찾아보기 쉽게 진열해 두었다.

군데군데 귀여운 고양이 소품도 놓여 있어서 정말 정성껏 돌보는 서점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한쪽에는 가로 책장을 놓고 그 앞에 의자를 놓았는데, 앉아서 읽고 갈 수 있는 듯했다.

카운터 근처에 냉장고도 있고 커피나 머그컵, 시럽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정말 손님을 위한 공간인가 싶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이라니 진짜 너무 매력적이다!

어쩌면 여기에서 사는 고양이 후추를 자랑하기 위해 1분이라도 더 붙잡는 계략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 '후추'는 진짜 너무 귀여운데, 사진을 안 찍었다.

우리 집 애들은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면 무서워해서, 혹시나 하여 고양이를 향해 렌즈를 들이댈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폰으로 찍는 정도는 괜찮았을 텐데.

그래도 카메라 렌즈로 놀라게 만들지 않았던 건 잘한 것 같다. :)

 

 

고양이 수염 서점의 인스타그램과, 독립 책방을 소개하는 어른이 책공장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적혀 있다.

간판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든 종이는 다른 종이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데, 정말 디자인을 잘 했다.

 

마스킹 테이프도 식빵 굽는 고양이!

테마가 확실해서 정말 귀여운 책방이다. :)

 

#고양이수염

@whisker_cats

#어른이책공장

@kidult_book

 

고양이 수염 인스타에 접속하면 후추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책공장 계정에 들어가면 독립 책방이 소개돼 있다.

이 계정을 통해서 내가 가기 쉬운 곳에 또 다른 독립 책방이 있다는 걸 알았다.

 

군데군데 정말 귀여운 고양이 아이템들이 있다.

그리고 다육이 화분에 붙은 고양이 수염 스티커!

진짜 책방 구석구석을 보듬으며 관리하는 곳이다.

단지 귀여워서 막 갖다 놓는 게 아니라 고양이라는 테마에 어울리면서도 어수선하지 않게 배치했다.

미술감각도 좋은 분이신 게 틀림없어.

나라면 분명 '앗, 이것도 테마에 어울려!' 하고 고양이 소품이라면 아무거나 아무 데나 놨을 텐데.

이 책장은 테마가 고양이!

아예 테마 책장을 두니까 재미도 있고, 주제도 명확해서 왠지 설렌다.

 

그중에서도 할머니가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사진 에세이집이 눈에 띄었다.

아래에서 두 번째 칸, 제일 오른쪽에 있는 책이다.

워낙 두꺼워서 사진만 잔뜩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펼쳐 보니 사진도 글도 충분히 많다.

그러면서도 글자 간격이나 크기 등 가독성이 뛰어나다.

대충 봐도 띄어쓰기 등의 문제도 적고, 글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다만 나는 그때 이미 책 세 권을 품에 안고 있었기에 좀 참았다.

그냥 대충 봐도 힐링되는, 마음 평온해지는 책이었다.

 

카운터 앞에는 또 고양이들이!

그중에서도 뱃지가 눈에 띄었다.

핀버튼에 마스크에.

특히 고양이의 핑크색 발바닥이 정말 귀엽다!

사진에는 안 나와 있는데 핀버튼은 고양이 사진이 들어가 있다.

정말 하나하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나는 책방. :)

 

명함도 하나 주워 왔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독립 서점'이라고 적혀 있다.

왠지 서점 소개라기보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고양이 로고'로 보인다.

이거 갖고 있으면 고양이 관련된 행운이 따를 것 같은 그런 느낌!

 

실제로 여기 들렀다가 집 가는 길에 근처 공원 돌았는데, 길냥이가 내 다리에 몸을 문지르고 갔다.

여기에 혹시 캣닢 같은 게 묻어 있나?

 

인스타그램에 그림 올린 것 같은 포토카드.

고양이 수염 서점을 소개하는 명함이자 책갈피이고, 그냥 예쁜 카드이다.

색깔도 너무 예뻐. :)

 

내가 산 책들.

위의 책은 별생각 없이 펼쳤다가 글 분위기가 좋길래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아래의 두 권은, 그냥 꽂혀 있길래 들었다가 각기 괜찮은 문구가 보여서 들었는데 둘이 같은 작가의 책이었다.

게다가 이 작가 책이 쭉 꽂혀 있는 걸 보는데, 전에 내가 서울의 다른 독립 서점에서 산 책의 작가이기도 했다.

그 전에 샀던 책은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라는 책이었는데.

그땐 한 권밖에 안 남아서 새 책을 못 사고 진열된 책을 샀는데, 그래도 그게 어찌나 기쁘던지.

취향의 책을 발견했다는 마음에 기뻤는데 또 작가 안 보고 고른 두 권이 다 그 작가님 책이다.

 

진짜로 나 원래 작가 잘 안 보고 책을 사는 편인데 작가 모르고 고른 책 세 권이 다 같은 작가였어.

 

안리타 작가님.

 

찾아보니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hollossi 라고 하니.

좋아, 찾아서 슬쩍 팔로우해 놓고, 새 책이 나올 때마다 가서 사야겠다. :)

아직 못 산 책도 있으니 천천히 한 권씩 더 들여놓을 생각이다.

728x90
반응형